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판타지의 요람, 이글 앤 차일드

에디터: 박소정

8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영국 최고 대학으로 불리는 옥스퍼드 대학교, 그 근처에 오늘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판타지 소설의 요람이 있다. 바로 ‘이글 앤 차일드Eagle and Child’라는 인상적인 이름을 가진 펍Pub이다. 이곳은 『호빗』과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쓴 소설가 J. R. R. 톨킨과 『나니아 연대기』로 큰 명성을 떨친 C. S. 루이스가 아지트처럼 드나들며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판타지 소설 마니아라면 영국에 방문했을 때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앞에 있는 수많은 펍 중 그들이 하필 이곳을 즐겨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들이 속한 모임, ‘잉클링스Inklings’때문이다. 1930년대 초 루이스는 그의 친형과 톨킨을 포함해 소설에 관심 있는 이들을 모아 일종의 이야기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의 멤버들은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서로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논하며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톨킨이 어느 날 문득 ‘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라는 한 문장을 시작으로 거침없이 『호빗』을 완성해낼 수 있었던 건 어쩌면 잉클링스가 펍의 토끼굴Rabbit Room에 모여 맥주 한 잔을 들고 신명나게 펼친 이야기 논쟁 덕분일는지도 모른다.
이글 앤 차일드는 당시 잉클링스 멤버들이 ‘The Bird and Baby’라는 별명을 지어 부를 정도로 편하게 드나들었던 곳으로, 세월이 지난 오늘날 찾아가도 그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일단 펍 안으로 들어가면 잉클링스 클럽에 대한 자세한 안내문을 찾아볼 수 있으며 곳곳에 톨킨과 루이스를 비롯한 클럽 멤버들의 사진도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판타지 소설의 요람답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도나 삽화 등도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참고로 점심시간부터 밤 11시 정도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쉬앤칩스가 맛있다고 일대에 소문나 있다.

Eagle and Child Pub
49 St. Giles, Oxford OX1 3LU, England
+44-1865-302925

ma2017_LivingwithBooks_03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