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 Culture 책 속 이야기 문화

인디 신, 그 너머

에디터: 유대란 /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인디 음악은 한때 ‘B급 문화’ ‘아마추어리즘’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인식은 거의 사라졌다. 인디 신의 베테랑들이 훌륭한 연주와 사운드 노하우로 주류보다 더 좋은 음악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양성을 매력으로 하는 인디 신은 과거나 지금이나 팔팔하고 창작의 열기가 뜨겁다. 홍대 인디 신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한국 가요계 역사상 가장 험난한 불황을 통과하면서도 한결같이 훌륭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번 달 발매되는 인디 신 2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 ‘인디 20’은 이런 인디 신의 자취와 현재를 담고 있다. ‘인디 20’을 기획한 모스핏의 김웅 대표와 싱어송라이터 이장혁을 만났다.

인디 음악의 메카
‘홍대 앞이 변했어!’라며 푸념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봤지만, 재미있는 건 그들 중 정작 홍대를 떠났거나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거. 제주도에 가서 살아도 보고, 경리단으로 무대를 옮겨보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돌아온다. 임대료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그들이 사랑하던 작은 가게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예전 풍경이 한 줌도 보존되어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게 보면 토박이들의 회귀본능을 일으키고 마치 거대한 자석처럼 전국의 ‘뜨내기’들마저 끌어들이는 원동력은 보고 만질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홍대스러움’으로 통하는 무형의 무엇이 아닐까. ‘홍대스러움’의 정체를 뭐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단언할 수 있다. 그것은 보고 만질 수 있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가까운 무엇이다. 그것은 버스킹하는 청년의 기타 소리, 지하에서 울려 나오는 찢어지는 목청,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잔잔한 콘트라베이스의 소리 같은 것이다. 모든 것이 변했어도 이곳이 음악, 그중에서도 인디 음악의 메카라는 사실 혹은 인식만은 변하지 않았다. ‘인디’의 의미 역시 홍대 앞 풍경처럼 빠르게 변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머릿속에 ‘인디’란 여전히 인디밴드, 펑크, 반항, 젊음, 자유와 연관된다. 그것은 1990년대 중·후반 홍대 인디 신의 강렬했던 모습과 중첩된다.

04_article_inside_02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