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세상의 모든 책방

엄청나게 작은,
그러나 엄청나게 다양한 벨기에 책방 산책기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Sebastian Schutyser)
사진: 세바스티안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1,120만이라는 적은 인구수와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의 작은 땅덩어리를 가진 벨기에는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문화 요소들을 가진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을 비롯해 겐트와 앤트워프, 브뤼헤, 스파 등은 각각의 다양한 지역 색과 언어, 풍경, 음식을 자랑한다. 이 각양각색의 선택권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공존하다 보니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의 다양성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서점들 또한 마찬가지다. 벨기에 전역에 흩어진 서점들은 저마다의 색을 지니고 있으며 활발한 책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 벨기에의 책방을 산책하러 떠나보자.

트로피즘(Tropismes)
트로피즘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 불리는 생뛰베르Saint-Hubert 갤러리 한가운데 자리해 있다. 유리로 이루어진 이 쇼핑 아케이드는 1847년에 지어졌다. 유명한 1960년대 재즈클럽인 블루 노트Blue Note가 있었던 자리로, 재즈클럽의 실내장식 중 일부가 아직도 책방 곳곳에 남아있다. 황금장신구와 거울이 있는 아름다운 내부가 매우 인상적이며 서점의 지하 또한 클래식한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겉표지가 화려한 책보다는 내용이 멋진 책을 선택하며, 그 선택의 범주 또한 넓기로 유명하다. 트로피즘이 보유하는 프랑스어 문학, 인문 과학, 미술 분야의 서적들은 국제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 것들이다.

필리그란스(Filigranes)
브뤼셀에서 가장 큰 서점 중 하나인 필리그란스는 거대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소유한 책 대부분은 프랑스어권이지만 영어권의 책들도 소량 발견된다. 유럽 의회 건물과 브뤼셀 공원 사이에 있는 이곳은 ‘유럽 지구’라고 불린다. 서점의 내부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장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전혀 과장되거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저자 사인회와 강연, 콘서트 등이 자주 개최되며 와인 시음회도 종종 열린다. 서점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는 커피와 음료, 과자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어린 방문객들을 위한 놀이기구 시설도 마련돼있다. 서점 웹사이트에는 실제의 공간대로 꾸며진 가상 서점 공간 코너가 있어 서점을 가상으로 방문하며 전시된 책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쿡앤드북(Cook&Book)
최근 들어 맵시 있고 세련된 서점으로 주목받는 쿡앤드북은 이름처럼 서점 한 코너에서 맛있는 요리와 베이커리를 먹을 수 있다. 서점과 레스토랑의 조합은 우리에게는 더는 생소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그러나 이 장소가 가진 특별함은 분명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서점 이름 때문에 요리책 전문서점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매우 방대한 종류와 분야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서점은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있는데 마치 다양한 장식의 객실을 갖춘 부티크 호텔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각 객실은 미술과 음악, 일반 소설, 아동 서적, 여행 서적, 그래픽노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영국의 신사들이 모일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객실은 많은 양의 영어 서적들로만 채워져 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각종 언론에 수차례 노출되었을 정도로 특별하다. 각 방은 그곳에 채워진 책들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고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돼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작고 귀여운 놀이터와 멋진 레스토랑은 이 서점을 브뤼셀 시민의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로 부상했다.

마스숍(MAS shop)
앤트워프 시립박물관인 마스MAS 박물관 옆에 있는 마스숍은 부두에 자리해 있어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이곳은 마스에서 개최되는 전시의 도록과 더불어 어린이 엽서와 그림책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마스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앤트워프 시를 비롯한 벨기에에 관한 재미있는 책들을 기획 제작하는 코너도 마련돼있어 도시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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