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속 깊은 위로, 휴먼레이스

에디터: 유대란 /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전 국민이 우울증을 앓았던 지난해, 밴드 휴먼레이스는 대중음악가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들은 지하철 2호선 역을 돌며 ‘괜찮아’를 불렀다. 무더운 여름날에 시작해서 늦가을에 접어들기까지 ‘괜찮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너의 마음 다 알고 있으니’라고 매일 노래했다. 그때의 기억과 울림을 책 『괜찮아』에 담았다. ‘괜찮아’ 프로젝트에 얽힌 이야기와 이들의 현재 이야기.

Q. ‘괜찮아’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A. 윤성기: 작년에 첫 정규 앨범을 낼 예정이었는데 큰 참사가 일어났고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어요. 저희의 계획도 무산되면서 개인적으로도 견디기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럴 때일수록 의미 있는 걸 해보자고 해서 짧게 노래로나마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기로 했어요. 매일 지하철 2호선 역을 돌면서 낮 12시 40분부터 5분씩 ‘괜찮아’를 불렀어요.

Q. 왜 하필 그 시간이었어요?
A. 윤성기: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람들이 잠시 볕도 쐬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Q. 어느 역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으셨나요? 관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A. 윤성기: 을지로3가와 마지막 공연을 했던 신촌역이 반응이 가장 좋았어요. 많은 팬 분들도 오셨고 워낙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라서 관객이 많았어요.
최민수: 모르는 분들이 많이 오신 곳은 잠실나루역이었어요. 역장님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데 저희에게 다가오셔서 뭘 하려고 하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노래하러 왔다고 말씀 드렸더니 인근의 상인 분들을 다 불러오셨어요. 아주머님들과 역장님께서 ‘괜찮아’도 외쳐주시고 굉장한 호응을 해주셨어요. 그때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거기서 처음으로 앙코르도 받았어요.(웃음) 건대입구역에서 만난 노숙자 분도 기억이 나요. 거기도 유동인구가 많잖아요.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둘러싸고 공연을 봤어요. 그중 많은 분들이 동영상을 찍고. 그런데 한 노숙자분이 노래하고 있는 성기 코앞까지 다가오셨어요. 그때 다른 사람들까지 긴장했어요. 무슨 일이 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눈치였죠. 그런데 성기가 그분과 눈을 맞추고 온 힘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꽤 오래 지켜보고 계시다가 조용히 가셨어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신재혁: 노래 못하면 꿀밤 때리려고 계셨던 거 아니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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