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세계의 지식을 ‘탐’하다
대영도서관

에디터: 박소정, 사진: © The British Library

해가 지지 않았던 섬나라 영국은 19세기 산업혁명의 발원지로서 여전히 그 위상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국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왕권과 귀족의 모습이 머리를 스친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소식은 들을 때마다 새삼스레 동화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전통과 품격을 중요시하는 영국의 뒷면에 숨어 있는 보수성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도 귀족을 포함한 상류층이 쓰는 언어나 행동이 일반인들과 차이가 있으며, 계층이 섞이는 일도 드물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영국이 모든 이들의 알 권리와 배울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박물관과 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지식의 대중화에 앞장선 영국의 중심에는 대영도서관(The British Library)이 자리 잡고 있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곳은 방대한 자료를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학술 도서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하고, 찰스 디킨스, 조지 버나드 쇼 등 대문호들이 단골로 드나들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던 이곳에는 어떤 매력이 깃들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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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식의 중심에 서다
세계 3대 도시로 손꼽히는 런던은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탄생지이자 뉴욕과 더불어 세계 금융의 중심부로 통한다. 더불어 꾸준히 여행자들이 로망 1순위로 꼽는 도시기도 하다. 빅벤, 비틀스, 『해리포터』까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이런 이유들은 영국의 화려한 역사와 문화에서 나온 부산물을 보고 느끼기 위한 것으로 함축될 수 있다. 어느 나라든 문화의 시작과 끝에는 책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런던의 중심부 세인트판크라스 역에 거대한 함선 모양의 대영도서관이 있다. 책을 사랑하고 문화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영국인들의 자부심이 걸린 곳이기도 하다. ‘세계의 모든 지식을 탐험하자(Explore the world’s knowledge)’는 슬로건에 걸맞게 영국은 물론 세계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유토피아적 공간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집관이라 불리는 도서관은 책, 신문, 인쇄물, 소리, 지도, 그림 등 세계의 모든 언어와 형식으로 되어 있는 1억 7000만 점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지상 9층과 24미터 깊이의 지하 5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서관은 출판법에 따라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발행하는 모든 도서 자료를 납본받고 있다. 매년 300만 점의 새로운 자료가 들어와 서가가 12킬로미터씩 늘어난다고 하니 방대한 규모를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엄청난 양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지하 서고에는 15가지 종류의 최첨단 서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용자가 신청하면 도서 자동검색 시스템에 의해 해당 자료가 지하 서고에서 운반되어 올라온다. 또한 자료를 보관할 때는 직원이 자료를 서가에서 뽑아서 바코드 컨테이너에 놓으면 도서 자동관리 시스템에 의해 1.6킬로미터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통해 보관실로 이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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