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사람, 도시의 중심에 서다.
바르셀로나(Barcelona)

에디터: 박소정

수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는 바스크족의 독특한 문화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도시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구엘공원, 피카소미술관 등이 유명하지만,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았을 때 느껴지는 율동감이야말로 바르셀로나의 인상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이들이 모여 살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혼란스럽기는커녕 여유롭고 경쾌한 리듬마저 들려오는 것 같다. 이 도시의 연주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그 숨은 이야기를 찾아나서 보았다.

지중해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는 예로부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스쳐 지나간 도시다.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넓지만, 산과 바다의 직선거리가 5km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은 면적에 약 200여 만 명의 시민들이 거주한다. 축구,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수식어가 붙는 화려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도시로도 평가받고 있어 바르셀로나의 옛 도시계획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르셀로나를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놓인 사람을 배려하는 공공디자인이 눈에 띈다. 외관을 고려해 간판을 걸지 않은 건물은 물론 표지판 하나에서도 사람들을 생각한 세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모든 도시 디자인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 도시계획의 철학은 19세기의 한 도시계획가로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이들이 바르셀로나의 도시계획을 말하면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를 먼저 떠올리지만 가우디 이전에 일데폰스 세르다(Ildefons Cerdà, 1815~1876)라는 도시계획가가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일데폰스 세르다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이들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면이 강했다고 한다. 그는 주로 도시계획에 몰두했지만 경제, 정치, 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했을 만큼 다재다능함을 갖추었다. 18세기 전반부터 19세기까지 민주주의가 성장하며 바르셀로나의 인구가 급격하게 늘자 처음으로 체계적인 도시계획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다. 이때 세르다는 규칙적인 격자무늬를 통해 바르셀로나를 확장하자는 ‘에이샴플라(Eixample, 확장)’의 개념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도시와 전원의 장점을 잘 융합해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의 도시 조성에 무게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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