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전쟁 속 예술 범죄

글: 피터 이사비 Peter Ysabie,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에디터: 이윤성

예술의 약탈은 고대부터 이어온 인간 행동의 일부였다. 패배자들로부터 그들의 보물을 빼앗고 승자는 패자에게 타격을 가하며 약탈한 예술품들로 부와 권력을 축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범죄는 전쟁 속에서 허용되어 수없이 많은 전쟁의 부산물들이 승자의 재산으로 탈바꿈했다. 독일의 나치에 의해, 일본 제국과 나폴레옹이, 또 스페인 정복자들이 행한 약탈은 전쟁의 시간이 지속됨에 따라 그 수도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역사상 가장 여러 번 도난당했던 작품은 ‘겐트의 제단화(The Ghent Altarpiece)’다. 반 에이크(Van Eyck) 형제의 이 걸작은 전쟁과 혁명, 수많은 약탈과 재해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그로 인해 우리는 그것을 원래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도난 당한 예술품의 반환과 복원은 우리 모두와 연관된 일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문화 유산은 우리 인류가 누구인지를 정의하며 그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겐트의 제단화’의 놀라운 역사는 우리에게 영감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이야기다.

겐트의 제단화(The Ghent Altarpiece)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로 잘 알려진 ‘겐트의 제단화’는 지금까지 제작된 인류의 가장 중요한 10대 그림 중 하나로, 언제나 미술사학자의 목록 초반에 등장하는 작품이다. 특히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는 플랑드르 출신의 예술가 그룹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이며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예술의 전환기를 맞이할 시점에 열쇠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15세기 휴버트와 얀 반 아이크 형제는 12장의 패널 위에 그림을 그렸고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는 12패널 중 정중앙의 하단에 놓인 작품이다. ‘겐트의 제단화’는 세계 최초의 중요 유화작품이며 가톨릭 사회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한 묘사와 선명한 색과 빛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혁신적인 표현은 당시 미술계에서는 초현대적인 움직임이었으며 그 찬사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진다. 이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 또한 전 세기에 걸쳐 가장 많이 도난당한 작품이기도 하다. 세인트바보 성당에 걸려 있는 이 작품을 보고 어떤 이들은 지난 5세기 동안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은 채 계속 그곳에 걸려 있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1432년에 완료된 이 걸작은 우상 파괴자의 공격을 받아 화재로 거의 손실될 뻔했으며 세 번의 큰 전쟁 속에서 약탈되고 사지가 절단되고 위조되기도 했다. 또 밀수되어 불법으로 판매되는 등 온갖 수난을 겪어야 했다. 나폴레옹과 나치가 은닉했던 재산 목록에도 있었던 이 작품은 총 13번 도난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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